소개

프롤로그

제0세계는 제주 4∙3을 겪은 세대도 아니며, 제주 사람도 아니다. 육지에서 1987년도에 태어난 4인의 청년이다. 우리는 사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어떤 의미를 규정하기보다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차원의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강하게 작용하던 틀을 일부 깨고자 하는 시도이다. 

작가 2명과 디자이너는 그들의 방식으로 제주 4∙3을 표현한다. 나는 그들의 작업이 일시적인 행위로 사라지지 않도록 정리하여 기록했다. 이러한 우리의 작업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각자의 개성으로 해석하는 독특한 방식을 거치게 될 것이다. 

아카이브 책에는 2차례의 답사에 대한 내용과 팀원과의 토론 내용이 채록되어 있다. 또한, 3명의 작가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를 통하여 이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지 알아보았다. 

제주 4∙3은 여전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근본적인 갈등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아카이브 책에 수록되어 있는 프로젝트의 과정을 보면서 현 세대들이 제주 4∙3의 아픔과 평화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다양한 시각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주최 _ 제0세계
참여작가 _ 김유민, 김준환, 박선영, 장윤미
프로젝트 기획 _ 박선영
프로젝트 아카이브 _ 김유민
디자인 _ 장윤미
자문 _ 김종민
온라인 아카이브 _ 마음의시력

후원 | 서울문화재단, 네오룩
도움주신 분들 | 고길천, 고승욱, 김종길, 김호정, 박민희, 박정근, 박종호, 쇼앤텔, 안혜경, 윤종표, 장석구, 한진오, 4.3유족회, 보리출판사

구성원

김유민은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 문화예술 사업을 수행하면서 전시를 기획∙진행하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아키비스트로써 프로젝트의 과정이 일시적인 행위로 사라지지 않도록 정리하여 기록하였다. 평소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작품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에 흥미가 있다. 특히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공통적인 고민과 생각을 함께 소통하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더욱더 깊어지게 되었다.

김준환 작가는 한지의 특성을 이용한 작업을 한다. 한지에 안료가 번지거나 스며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를 활용하여 닮은 것과 닮지 않은 것의 차이와 경계를 드러낸다. 또한 같은 대상을 다른 색으로 여러 차례 겹쳐 그리면서 형상에 다가가는 그리기 방식으로 반복을 통한 의미 형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년 5월에 갤러리 그리다에서 <어긋나는 색들>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했다.

박선영은 영상, 설치, 회화 등 복합적으로 매체를 다루는 작가이다. 그녀는 다른 작가나 소규모 커뮤니티와 협업하여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냉전, 젠더, 문화충돌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루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일반화된 이슈를 뒤틀어 새로운 해석을 끌어내고자 한다. 

4.3을 주제로 3차례 기획 전시를 하였다.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에서 <섬의 얼굴>(2019), 아트스페이스C 에서 <100 마이너스 30>(2018), 이중섭 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서 <섬의 얼굴1> (2018)을 기획 및 참여하였다. 2014~2015년에는 볼티모어에 있는 노숙인을 위한 비영리 집단 프로젝트 플레이스에서 ‘집과 집 없음’을 주제로 2차례의 전시를 하였고, 2015년 볼티모어의 한인 타운에 소재한 서울떡집에서 ‘이민’을 주제로 협업 비디오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장윤미는 현재 그래픽 디자이너 및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관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접하게 되었고, 그 속에 함축되어 표현될 수 있는 내재성과 메세지를 전달하는 소통의 역할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타이포그래피 관련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되었다.

주요 활동은 타이포그래피를 응용하여 비영리 단체의 인권 관련 캠페인 포스터, 저소득 계층에 대한 관심을 장려하는 캠페인 포스터 제작 등이 있다.